방금 89렙 크레템 입은 위자드로 농장에서 수확하다 코모도에 맞아 죽었습니다.
처음 겪는 일은 아니에요.
63렙 아델리아로 별 생각없이 붙었다 물약 빨며 간신히 잡았으니까요.
농장에서 여러가지 컨텐츠를 즐기라고 넣어두었는데 기획하는 사람으로써 뭔가 짜임새있고 재밌을거 같아 그렇게 했겠지만 실상은 재미도, 이익도 없습니다.
하나하나 문제점을 집어보겠습니다.
1. 터릿, 터리독, 펫과 야생동물.
농장에 들어가있으면 3-4회 가량 야생동물이 등장하고 잡으면 고기나 가죽같은 것을 주더군요.
잠시 딴짓 하다보면 펫이나 터리독이 죽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노버프 크레템입은 동렙캐릭으로 물약을 들이켜가며 싸워야 할 정도로 강력합니다.
막말로 초기 터리독과 터릿 레벨보다 높은 캐릭은 허수아비로 벽을 쌓아서 막으란 말 밖에 안되요.
이거, 즐기라고 만든겁니까? 아니면 엿 먹으라고 만든겁니까?
그라 특성상 유저가 잠수를 타도 스스로 전투를 하고 자신을 보호하는 행동을 하기에 긴장도는 상당히 떨어집니다.
자기가 원할때 원하는 만큼 집중을 하고 언제든 다시 자리를 비워도 되는 라이트함이 그라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사냥하다 일이 생기면 그냥 버프 물약먹여두던가 사냥터의 몹 수준을 감안하고 배럭으로 가던가 하지만 농장은 그럴 수가 없습니다.
진입 횟수 제한과 거주 시간 제한 때문이죠.
초기 기획 의도로는 터릿과 터리독, 허수아비를 통해 전략적으로 이벤트성 침입을 막는 터렛 디펜스를 생각한거 같습니다만, 농장 진입 캐릭 레벨에 따른 출현 몹의 레벨 설정, 1MCC로 킵 사냥이 불가능한 수준의 강력함으로 유저에게 빅 엿을 먹입니다.
아예 대놓고 비스 쓰던가 터리독과 펫을 죽이던가를 선택하게 만드니까요.
시작부터 돈을 내놓으라고 강요하는게 글러먹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렇세 막은 야생동물이 주는 드랍템이 유용한가?
아니라고 단언합니다.
무작위의 드랍템은 차치하더라도 그 재료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개인 농장이라하여 펫과 농작물을 심고 아기자기하게 자신만의 공간을 기대하고 온 사람들에게 첫번째로 황량한 공간 구성으로 첫타를 먹이고, 그럼에도 개인 농장의 꿈을 꾸는 유저에게 페루초 삼거리에서 만난 자켕베어와 같은 공포를 선사합니다.
2. 통발, 낚시, 작물, 양봉
농장의 경우 잡초를 계속해서 치우다보면 시간이 줄어들어서 내가 뭔가를 하고 있구나 라는 보람이 있기에 이건 좋습니다.
근데 통발낚시는 낚시터 사는데 드는 돈은 이해가지만 통발을 매번 새로 사서 달아줘야하는게 이해가 안가더군요.
통발에 물고기 들어가면 부수고 꺼내는겁니까?
농장 시스템을 그대로 이용한거같은데, 중앙 연못 없애고 그냥 커다란 바위 몇개 둬서 돈주고 농장 늘리면 치우는 개념으로 가는게 낫지 않았을까 하네요.
낚시터 고유의 다른 시스템을 적용하던가 없애는게 좋으리라 봅니다.
양봉은 그냥 꿀 채집하면 벌이 나와 꿀을 넣어주는식이던데 채집 기준도 모르겠고 우스티우르에서 꿀벌 찾는게 보통 고역이 아닌지라 하기도 힘들어요.
양봉은 벌을 기르는건데 이건 그냥 납치해서 강제 노역이네요.
3. 펫, 선물, 사료
지금 코카트리스 1마리를 기르고 있습니다.
엘쥬를 준다고 해서요.
근데 그 엘쥬를 주는게 방생할 때 주네요?
기껏 길러서 방생?
듣도보도 못한 발상입니다.
펫 부화시키고 먹이통 채워넣고 검색하다 알았네요.
대학가 방학때면 비어버린 원룸촌에 목줄하거나 옷을 입은 강아지들이 쓰레기 봉투를 뒤지고 다닙니다.
귀엽다고 학기동안 키우다가 방학때 놀러가며 버린거죠.
그 년놈들은 "원래 밖에서 지내던 동물들이니까 방생하면 알아서 살꺼야~"라며 마음 편하게 놀러갔겠죠.
그렇게 버려진 동물들이 얼마나 힘들지는 고려할 생각도 없고, 상상력도 없고, 도덕성과 양심도 없으니까요.
키워서 방생한다는 내용을 보았을 때의 충격과 분노, 이런 발상을 한 기획자에 대한 경멸이 얼마나 클지 상상도 못 할 겁니다.
위에서 허수아비 벽을 쌓아야 펫을 살리네마네 했는데 그건 그냥 푸념에 가깝습니다.
그렇게 애지중지 키우고 나중에 잘 키워둔 터리독이 혼자 침입자를 격퇴하는걸 보는것도 키우는 재미니까요.
근데 펫에게 먹이주고, 조공받고, 렙올랐으니 내보낸다라는 개념은 정말 이해하기 힘드네요.
대학다닐때 그런식으로 애완동물 키우다 버리셨습니까?
선물? 그런거 안줘도 상관 없습니다.
내 농장에 내가 키우고 싶은 동물들을 풀어놓고 보호하며 성장하는 것을 보는게 농장의 재미입니다.
정 유지를 못해 다른 녀석들을 도축 하거나 팔더라도, "이 녀석만은 자연사 할 때까지 지키겠다" 하는 애정 쏟을 수 있는 컨텐츠로 만들어 줄수는 없는거에요?
4. 농장 컨텐츠 개선 방향
-농장 진입 제한의 삭제.
내 농장인데 들어가는 횟수도 제한되고 내가 하고 싶어 하는데 자주온다고 선물을 준다?
내 농장인데 30분 지나면 강제로 퇴출당한다?
농장이 자기 것이라는 소유 인식을 하기 힘들게 만들어 애정을 쏟을 수 없다.
*농장에 투자하는 시간만큼 킵 내지 사냥시간이 줄어들기에 비스 인플레를 줄일 수 있음에도 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음.
모든 컨텐츠는 서로 영향을 주고 시간이란 공유 자원을 사용하기에 하나의 컨텐츠가 소모 되는 만큼 다른 컨텐츠의 소모 속도가 감소함.
-사냥 관련 컨텐츠 대폭 변경
확률에 의존하고 농장이 지저분해짐.
토끼가 한도 끝도 없이 젠되고 잡아봤자 주어지는 보상이 없거나 작아 흥미가 떨어짐.
로또성으로 주어지는 이벤트 템은 낚시와 함께 병행해야하나 낚시로 얻을 확률 역시 극악하여 더욱 흥미를 떨어트림.
토끼의 젠 시간을 대폭 늘리되 농장 안의 토끼 숫자에 비례하여 작물의 성장이 더뎌지거나 생산량을 줄어들게하여 토끼를 사냥하는 터리독의 필요성을 부각.
토끼가 없는 시간을 누적하여 일정한 시간 누적이 진행되면 야생동물의 침입 이벤트를 발생.
*토끼사냥을 하는 목적을 분명하게하고 그로 인한 확실한 보상을 줌.
-양봉 컨텐츠 개선
납득 가능하고 현실적인 방식으로 개선.
초기 벌을 획득하는 방식은 기존과 동일.
벌은 두 종류로 야생벌과 양식벌이 있으며 야생벌은 유저가 직접 잡아온 벌이고 양식벌은 기존에 있는 벌의 숫자에 비례하여 자동 생성되는 벌.
양식벌의 숫자는 농장 진입시마다 늘거나 줄며 숫자에 비례하여 꿀 채집통에 꿀을 무작위로 채워넣거나 먹어서 소모함.
꿀을 꺼낼시 야생벌의 숫자에 따라 확률적으로 벌이 유저를 공격함.
야생벌은 공격하러 나올때 죽이던 도망가건 그 숫자만큼 사라짐.
야생벌이 없어도 양식벌에 의해 꿀은 늘거나 줄어듬
농장 방문을 안한지 2일마다 전체 비의 20%+1만큼 줄어듬.
*초기에 바짝 신경쓴뒤엔 접속만해도 작은 이득을 주게하여 매일 접속을 유도.
-펫 컨텐츠 개선
키울 수 있는 펫의 종류를 대폭 늘림.
인기 있거나 현실에 있는 동물 형태를 추가.(곰, 늑대, 거북이 등 익숙한 모습)
일정 레벨이 되면 터리독을 대체하여 농장을 지키도록 종속화 가능.(비스 소모)
종속화 될 때의 공격 및 방어능력은 모두 동일하며 모습만 바뀜.
종속화 되지 않은 펫들은 일정 레벨이 지난후 농장 NPC에게 판매 가능.
판매 가격은 종류에 관계 없으며 레벨에 비례하여 가격이 상승.
펫의 레벨은 최대 120까지나 이후 컨텐츠 추가등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 사용할 방법을 모색(영입 동물이라던가....)
*동물들을 키움으로 인한 이익을 확실하게 보장하고 추가적인 사용 용도를 만들어 수집하는 재미를 추구.
종속화 된 여러 펫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보관소를 만들어 농장을 지키는 펫을 제외한 다른 동물들을 맡길수 있도록.(와우의 사냥꾼 펫 보관 시스템 참조)
-낚시와 농장
딱히 개선 방안 없음.
단, 농장 투자를 통해 배경이나 바닥이 변화하면 좋겠음.
농장이 1개일땐 현재 모습이지만, 최대로 올리면 맵 자체가 넓어지고 답답한 정글 나무가 아닌 멋진 모양의 나무로 배경이 변경.
농장 주변에 울타리가 생겨(건설 캐릭이 만드는 바리케이트같은종류) 유저는 지나갈 수 있지만 야생 동물은 지나가지 못하게 만듦.(그저 시각적인 효과만 있어도 되며 잘 꾸며진 농장답게 보이기만 하면 충분)
-터릿
삭제하고 침입한 야생동물의 공격은 유저와 터리독에게 일임.
터릿은 허수아비로 대체되고 야생동물은 이 허수아비를 먼저 공격하며 현재의 터릿 부품은 허수아비 업그레이드 부품으로 교체하여 사용시 레벨이 상승.
매 레벨마다 더 많은 부품을 소모하는 경험치 카드와 같은 방식.
일단은 이정도만 되어도 현재의 농장보다 더 재밌어질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