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스 패치 관련 논쟁은 오늘도 하는 모양인데 그건 잘 모르겠고...
쟁이 활성화가 안되고 있다는 글 보고 적어봅니다.
그라 쟁은 임씨가 컨셉을 잘못 잡았습니다.
본래 필드전/공성전(콜로니전) 등이 핵심컨텐츠인 게임에선 명분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명분 이외에도 시스템적 명분이 기본적으로 있어야되지요. 한쪽이 밀릴땐 위기의식으로 서버차원에서 뭉치는 그런게 필요합니다.
쉽게쉽게 비교해서 가봅시다.
종족전이 컨셉인 게임의 경우, 필드나가서 상대종족에게 죽는 것 하나만으로도 자연스레 쟁컨텐츠에 합류하게 됩니다.
아X에이지와 같은 경우 공성전은 길드간의 싸움이지만 기본적인 필드전은 동대륙/서대륙 간의 대결구도 하에서 이뤄집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라도 공통점이 있지요. 파벌 간의 싸움. 헌데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습니다.
쟁유저와 소위 '중립유저'간의 연결고리가 없어요, 네, 잊을만 하면 열게에서 나오는 싸움이죠.
중립유저가 상위 컨텐츠를 넘보지 않으면 쟁을 하고 있는 유저들은 아무것도 요구할 수가 없고
중립유저입장에서도 요청받아도 응할 필요가 없는, 서버차원에서 규합될 여지라곤 눈꼽만큼도 없습니다.
아X에이지에서 공/수성전을 하면 그 서버가 초식유저들 집합소이든 뭐든 관계없이 싸움 좀 해보고 싶다는 라이트 유저 다 모입니다.
상대방 세력이 커지면 안전구역을 제외한 모든 필드에서 자신이 즐기는 컨텐츠가 위협을 받게 되는데, 자의든 타의든 간에 PVP를 좋아하는 우호적 세력에게 자연스럽게 보호를 받게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머릿수라도 채워달라' 요청을 받으면 응하게 됩니다. 그렇게 들어가서도 할 일은 없는 것도 아니지요. 공방등시스템이 아니니 자기가 쓰는 메즈기는 다 들어가고, 하고 싶은 캐릭으로 충분히 도움을 줄 수가 있습니다.
GE는 처음 시작할땐 '우린 한가족 하하호호'로 시작해서
파벌을 그냥 길드개념과 동일시해버리는 시스템만 따라가다가
단순히 PVP를 즐기냐 안 즐기냐로 유저층을 나누어버리고
한번 나뉘면 굳이 갈아탈 필요성도 못 느낄 뿐더러
갈아탄다해도 장비 안되면 자기만의 조합으로 PVP를 즐기지도 못하는
상당히 어중간한 구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상위컨텐츠를 즐기고 싶다는 것 하나만으로 같이 미션을 즐기던 유저가 한순간에 적이 되고...
멘탈이 약한 중립유저는 그나마 하고 있는 하위컨텐츠라도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 상위컨텐츠를 포기하는걸 택하고...
그런 불편함이 결국 당 자체적으로 미션진행, 아이템 매매를 하는 폐쇄적인 형태를 이뤄냈죠.(아X에이지는 템 제작 필요해서(생산관련 숙련도 필요) 제작 장인한테 의뢰하면 자기 자금을 들여서까지 만들어줍니다. 같은 대륙 유저의 템 업글은 곧 자기 대륙의 전력 상승으로 이어지고, 그만큼 안전하게 생활컨텐츠를 즐기는게 가능해집니다)
GE에서 쟁 유저란 그저 '상위 컨텐츠를 즐기기 위해 PVP를 감수한 이득집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지키고자 하는 대상이 자기 파벌에 속한 모든 유저가 아닌, 이득을 위해 모인 자기 당 사람들로 한정되어 있어요.
당연히 이해관계를 공유못하는 유저층 간 인식 차가 발생하게 되고
쟁유저들은 쟁도 안하면서 상위컨텐츠 즐기려든다고 아니꼽게 보고
중립유저들은 쟁하기 싫다는데 왜 강요하냐며 치켜뜨고
이런 비정상적인 대립이 생기게 되죠.
그것 뿐일까요? 단적인 예로 가끔 논쟁거리가 되는 티에라를 들어봅시다.
티에라는 애초 전면파벌전 처럼 파벌간의 싸움을 컨셉으로 만들어진 컨텐츠입니다.
당연히 정상적으로 돌아가려면 중립유저든, 쟁유저든 관계없이 입장이 가능하고 PVP를 즐겨서 그에 따른 보상을 받는게 맞는거죠.
헌데 그렇게 되고 있습니까? 아니죠. 쟁당간의 컨텐츠일 뿐입니다.
쟁유저 입장에선 상대파벌 견제를 위해 당연히 티에라버프받는걸 막아야하고
티에라버프 받으려구 발악하다가 오히려 입장 분명히 하라는 압박이 날아옵니다.
리뉴얼한다길래 기대 좀 했던 저도 이젠 당원분들한테 고법이 더 낫다고 권장하고 있어요.
겜 돌아가는 꼬라지가 이러하니
결국 나중에라도 중립유저가 쟁 한번 해보겠다고 쟁당을 찾아보면 죄다
레이드몹 건드니 눈치 준 사람들, 티에라 좀 해보려니 선포걸수있다고 위협한 사람들 뿐이네요. 누가 적인지 아군인지도 구별이 안 될 정도입니다.
중립유저가 쟁당으로 유입해올 여지를 스스로 제거하고 있는 것이 이 겜의 실상입니다.
어느 누굴 비판할 게 아닙니다. 모두 개발진이 초래한 결과입니다.
그렇다고 그 명분을 떠나서 쟁을 하고 싶을 정도로 순수하게 PVP가 재미가 있느냐...이미 쟁하는 분들 중에도 게임 좀 해봤다 싶은 분들은 다 알고 겜하고 계실 거에요.
원킬쌈이 되버린 쟁은 이미 컨텐츠 수명이 다한거라 봅니다.
무기 가치 떨어지는게 우려되고 방어력 그래프가 한계점에 다다랐다면, 피증 옵션을 보스급으로라도 만들어서 치고박는 쌈이 되게 만들어야지. 지금 이대로는 안됩니다.
-----------------------------------------------------------------------------------------------------------
개발진에게 묻습니다.
통령 등 제 기능 못하는 정치 컨텐츠를 없앤 것까지는 좋다 이겁니다. 근데, 없애기만 하면 끝인 줄 아셨습니까?
각 당의 입장을 절충하는 최소한의 의사소통수단마저 없앴다면, 굳이 잡아끌지 않아도 스스로 쟁에 참여할만한 '불편하지 않은 명분'을 만들어주셔야죠.
애초 '파벌'이라는 자체가 정치적 요소가 포함된 개념인데, 파벌의 기준이 되는 그 '이해관계'가 쟁을 하고 있는 특정 당들 간에만 공유되고 있는 판국에서
통령에서부터 페가딜라 시스템까지 관련된 시스템은 싸그리 없애놓고 '나 똥 다 치웠다 헤헤' 이러면 끝입니까?
앞서 말했듯이, 서버차원에서 뭉칠 수 있는 명분이 없다면 그 겜은 그들만의 리그가 될 뿐이고 나중가서 쟁할 유저가 없다, 중립유저만 버글버글하다 아무리 토로해도 소용없습니다. 중립유저를 하이에나라 비난할 바엔 차라리 개발진을 욕하세요. 어중간한 컨셉가지고 목적도 없는 싸움 유발한 건 개발진이지 유저가 아니니.
아마...구체적인 대안이라곤 없으니 이 글도 그냥 똥건의로 치부되서 뒤로 밀려날 겁니다. 하지만 한번은 적어보고 싶었네요. 이 상황에도 유저 몇분 모셔다가 티타임이나 하고 앉아있는거 보니 그라가 얼마나 총체적 난국인지 진심으로 모르는 것 같아서요.
머가리에 X만 차가지곤 뭘 고쳐야할지를 모르는건가 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