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어
네 생각에 멍해지다가
애써 정신차리려 몇 번을 고개를 젓기도 했어
사실은 조금 간절하기도 했어
네가 내 것이었으면 했어
하지만 마음이 깊어질수록, 사랑할 수록 나는 도망쳤어
나의 현실에 패배감을 느꼈고,
나에 대한 자괴감에
내 정신은 두려움으로 침식되어 있었어
뿌리 깊은 어둠이 자리잡은 몸과 마음은 쉽게 변하지 않았어
시간이 많이 흘러서
널 보며 웃던 내 표정이,
니 아름다운 웃음과 함께했던 그 짧은 1시간으로부터
수천일이 지났어
네가 나에게 왔던
그 몇 년간,
나의 힘든 시간들을 너에 대한 애정으로 버틸 수 있었어
최근에는...
한 번이라도 더 너를 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온종일 네 얼굴을 그렸어
네 귀엽던 웃음과 입술은 날이 갈수록 내 안에서 스러져가
나중에는
나 살기가 바빠서
더이상 너를 떠올리지 못하게 되버릴까
가끔 무서워져
너를 만난 후에 시간이 많이 흘렀어,
의식하지 못한 사이
주변에 많은 것들이 변하고,
사라지고,
생겼지
거울을 볼 때, 너로 인해 변화한 내 모습이 가끔 낯설기도 해
너를 만났던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해
언젠가부터,
좋아하는 너를 떠올리기보다,
너를 좋아하며 변화해가던 시절의 내 모습을
간직하려 했던게 아닐까 싶어졌어
아직도 넌 이쁘겠지
그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늘 행복하기를 기도해
부탁이야..